💥 [기업분석] 삼양식품,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 글로벌 라면 트렌드를 이끌다.

"무료제공" 피벗 매거진 24호 中 기업 분석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2025. 3. 25.

2024.09.10

🙂by 문래동

불닭 브랜드 글로벌 흥행에 따른 수출 국가 다변화 및 수출 비중 증가
밀양 2공장 착공에 따른 2025년 매출 체력 확대 예상
K-콘텐츠 흥행에 따라 K-라면 동반 흥행 추세

DOWN

불닭 브랜드 흥행이 하락할 경우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
환율 하락 및 원재료, 수출 비용 상승 시 수익성 감소에 대한 가능성

▶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 글로벌 라면 트렌드를 이끌다.

삼양식품은 1961년 설립되어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한 기업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 국내 라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1989년 우지 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삼양식품 연도별 실적 현황

2024년 2분기 기준 삼양식품 실적은 매출액 4,244억원(+10% QoQ, +49% YoY), 영업이익 894억원(+12% QoQ, +103% YoY), 순이익 705억원(+6% QoQ, +102% YoY)을 기록했다. 틱톡,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서 ‘불닭 챌린지’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을 비롯해 수출이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에 접어들면서 미국 외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서 매출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를 비롯해 삼양식품의 설립과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 기업스토리

▶ 보험 전문가, 이게 최선인가?

삼양식품 창업주는 전중윤 명예회장으로 1919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당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조선총독부 체신국 보험과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던 전중윤 회장은 광복 이후 현재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을 거쳐 제일생명 등에서 보험업계 인재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1961년 남대문 시장을 지나던 중 100m 가까이 긴 줄이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줄을 서서 20분 가까이 기다렸는데 그가 받은 음식은 미군 부대에서 나온 찌꺼기로 만든 꿀꿀이 죽이었다. 그 안에는 사람이 먹지 못할 단추나 담배꽁초 등이 섞여 있었는데 그걸 받아 든 전중윤 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큰 회의감을 느꼈다.

▶ 지금 내 동족에게 필요한 것은 한 끼의 밥이지 보험이 아니다.

꿀꿀이죽을 본 전중윤 회장은 제일생명보험 사장직을 바로 그만두고 굶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1961년 8년 현재의 삼양식품(당시 삼양제유)을 설립했다. 그 당시 그의 나이 42세였다. 많은 음식 중에서 라면을 선택한 이유는 1950년대 말 일본에서 경영 연수를 받던 중에 처음 라면을 접했는데 라면은 인스턴트 식품이라 간단하고 빠르고 맛도 좋아서 당시 상황에서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라면, 이렇게 만들기 어렵나?

본격적인 라면 개발을 위해서 연구에 뛰어들었다. 일본 출장 중에 처음 접한 라면이었기에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라면을 사 와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라면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면부터 스프의 배합까지 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사업을 시작도 하기 전에 공장 문을 닫게 된 상황까지 놓였다.

“이대론 안 되겠다!”라고 느낀 전중윤 회장은 직접 일본 라면 회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라면 사업을 하는 회사를 방문해 라면 개발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일본 라면 회사들은 전중윤 회장에게 라면 제조 설비 비용부터 기술 지도비, 로열티 등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시 상황으로 도저히 수락할 수 없는 금액들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라면은 일본에서도 첨단기술에 속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았고 새로운 산업으로 일본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

▶ 위기 속에서 만난 귀인, K-라면의 시초가 되다!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전중윤 회장이 밤낮으로 기술을 배우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봤던 한 일본 기업 사장이 당시 스프 별첨 라면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라면 회사의 사장을 소개시켜줬다. 바로 ‘묘조식품’ 창업자인 ‘오쿠이 기요스미’ 사장이었다.

오쿠이 사장은 전중윤 회장의 얘기를 듣고 라면 제조 설비만 타 업체 대비 1/5 저렴한 가격에 제안했고 기술 지도비, 로열티 등은 전혀 요구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전중윤 회장에게는 귀인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회사 기밀과도 마찬가지인 스프 배합까지 따로 알려주었으며 전중윤 회장이 한국에서 라면을 개발할 때 묘조식품 직원 파견까지 보내서 K-라면 개발에 큰 도움을 줬다. 전중윤 회장은 큰 감동을 받고 한국에서 라면을 꼭 성공시키리라 다짐했다.

“오쿠이 사장은 대체 왜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을까?”

한국의 남북전쟁으로 인한 일본의 수혜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일본은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극도로 악화된 경제 상황을 맞이했었다. 도요타, 파나소닉과 같은 일본의 대기업들은 파산 직전 상황에 놓였는데 한국의 남북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트럭을 대규모로 발주를 받았고 군사용에 필요한 선반이나 물품들을 대거 요청받아 밤샘 작업을 해도 다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물량을 요청받았다. 한국은 큰 고통과 상처를 받았지만 일본은 특수를 누리며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받았다.

오쿠이 사장은 전중윤 회장에게 이와 같은 상황에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하면서 힘이 되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오쿠이 사장은 전중윤 회장의 진심에도 감명을 받았다. 보험회사를 운영하면서 대단한 실적을 올렸지만 사람들을 굶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식품 회사를 차린 것과 묘조식품에서 며칠 동안 함께하면서 보여줬던 행동들은 오쿠이 사장에게 큰 울림을 줬다.

오쿠이 사장 역시 사람들을 굶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라면회사를 만들었기에 전중윤 회장으로부터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묘조식품에서도 오쿠이 사장을 비롯해 관계자 일부만 아는 스프 배합표까지 전해준 것을 보면 오쿠이 사장이 얼마나 전중윤 회장을 신뢰했는지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묘조식품 오쿠이 사장의 커다란 배려 덕분에 K-라면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됐는데 1963년 9월 15일 국내 최초로 삼양라면을 선보인 것이다.

초창기 삼양라면

출처: 삼양식품

▶ 라면이 뭐죠? 라면이 생소한 대한민국

삼양라면을 내놓고 성공을 확신했으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일본 라면의 중량인 85g 대비 15g 늘린 100g에 제품을 내놓았고 당시 커피(35원)와 담배(25원)보다 저렴한 10원에 가격을 책정했기에 배고픔을 달래면서 맛도 좋아 인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당시 노동자 일당이 100원으로 일반 서민의 입장에서도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마저 낮은 가격 책정을 우려할 정도였다.

왜 국민들은 라면을 사 먹지 않았을까? 당시 한국 사람들은 면 요리에 익숙하지 않았고 라면 자체를 몰랐다. 어떤 사람은 라면을 옷감에 쓰이는 면으로 생각할 정도로 생소한 식품이었다. 적자는 계속됐고 결국 삼양식품은 파산 직전에 몰렸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전중윤 회장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직원들을 독려하고 또 독려했다.

전중윤 회장의 진심이 통한 걸까? 직원들은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전국을 돌면서 라면 시식회를 열고 라면에 대한 인지도를 알리기 위해서 발 벗고 뛰었다. 전중윤 회장과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서서히 국내에서도 라면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삼양식품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삼양라면 공장

출처: 삼양식품 홈페이지

▶ 라면 인지도 급증, 국가 정책의 수혜까지 더해지다.

삼양라면의 인지도 상승과 함께 1960년 중반부터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실시한 혼분식 장려 운동은 삼양라면 매출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혼분식 장려 운동은 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운동으로 쌀 생산량 부족으로 쌀값이 계속 상승했는데 쌀 소비를 줄이면서 쌀값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었다. 쌀 소비를 줄이는데 가장 탁월한 것이 밀가루였고 밀가루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라면이 핵심적인 대체 식품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1966년에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삼양식품으로 전화를 걸어 정부 정책에 삼양식품의 공헌을 치하하기도 했으며 라면에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게 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전화 이후 삼양식품 스프에 고춧가루를 넣기 시작했는데 얼큰함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던 것일까? 삼양라면 매출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창업 첫해에 3,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삼양식품 매출액은 1964년 9,079만원, 1965년 2억 3,916만원으로 억대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3년 뒤인 1968년에는 35억 8,920만원을 기록하면서 놀라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 국내를 넘어 해외로 K-라면을 알리다.

연간 약 200%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보이던 삼양식품은 1969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150만 달러(한화 약 20억원) 수준의 라면을 수출하면서 K-라면의 세계화를 알렸다. 1972년에는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수출 금액이 250만 달러(한화 약 33억 3,000만원)에 달하면서 수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당시 삼양라면 소비자 가격이 22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수억개의 라면을 수출한 셈이다. 이러한 수출 매출까지 더해지면서 1972년 삼양식품 매출액은 140억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재계 순위 2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치열해진 라면 경쟁의 서막

삼양라면의 인기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1980년대 농심을 비롯해 다양한 식품회사에서 라면을 내놓으면서 국내에도 라면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삼양라면의 국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농심의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삼양라면을 위협하는 라면이 등장했다.

▶ 우지 파동으로 삼양식품 넉다운 되다.

농심의 추격에 다양한 라면을 내놓던 삼양식품은 1989년 우지 파동으로 결국 넉다운을 당하게 된다. 우지 파동은 1989년 11월 ‘공업용 우지(쇠기름)로 면을 튀겼다는 익명의 투서가 서울지방검찰청에 날아들면서 미국에서 비식용 우지를 수입한 삼양식품, 오뚜기식품, 삼립 등 업체가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의 발표 후 보건사회부는 같은 해 8월 말까지 라면 341건을 수거해 검사했고 식품공전 규격에 어긋나는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불신은 해소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라면을 비롯해 과자, 튀김류, 통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 제품들의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 파장은 해외 수출이 감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 무죄를 받았지만 이미 회사는 회복 불가능 상태

우지 파동에 대한 소송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1997년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우지 파동 사건은 종결됐으나 이미 매출 타격으로 삼양식품은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삼양식품 일부 근로자는 퇴직금을 못 받게 될까 서둘러 사표를 내기도 했다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였다. 1980년대 초반 국내 라면 점유율 80%를 차지했던 삼양라면은 1990년 국내 라면 점유율 15%까지 하락했다.

우지 파동을 겪으면서 직원 약 1,000명이 회사를 떠났고 1998년 불어 닥친 IMF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삼양식품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전중윤 회장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 정상화에 노력했다. 완벽한 정상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기반을 다시 만든 다음 2010년 회장 자리를 장남에게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매운맛으로 삼양식품을 구해낸 K-며느리

2012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정식 출시하면서 대한민국 라면에 새로운 열풍을 일으킨다. 불닭볶음면은 매운 소스가 핵심으로 전중윤 창업자도, 전인장 전 회장도 아닌 전중윤 창업자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의 작품이다.

불닭볶음면의 아이디어는 명동에서 탄생했다. 2010년 김정수 부회장은 당시 고등학생 딸과 함께 명동에 방문했다가 매운맛 음식을 파는 식당에 줄이 많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사람들이 왜 매운맛을 즐기는지 궁금했었는데 당시 식당 내 손님들이 매운맛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을 듣고 깨달았다.

김정수 부회장은 바로 마트로 가서 매운 소스와 조미료를 사서 직접 먹고 연구소 및 마케팅 직원들과 전국 유명한 매운 맛집을 탐방하면서 시식했다. 그리고 다양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추 등을 연구하면서 불닭 소스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불닭볶음면은 개발에 약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고 개발기간 동안 매운소스 2톤, 닭 1,200마리가 투입될 정도로 엄청나게 노력했다. 심지어 연구원들 일부는 매운맛 시식이 장기화되면서 약을 복용하기도 할 만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에 국내 매출은 월 7~8억원 수준으로 높지 않았지만 당시 ‘동대문 엽기떡볶이’, ‘신전떡볶이’ 등 매운 음식의 인기가 SNS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불닭볶음면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매출이 2배로 증가했고 1년 이후 월 매출 30억원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은 어떻게 경영에 참여하게 됐을까?”

우지 파동 이후 전중윤 회장이 삼양식품 정상화에 힘쓸 때 장남을 비롯해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에게도 회사 경영 활동을 권했는데 며느리가 경영에 소질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며느리의 경영 활동에 우려가 많았다. 김정수 부회장은 1994년 전인장 전 회장과 결혼 이후 주부로 경영과 관계가 없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한 김정수 부회장은 입사 후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갓 짬뽕’, ‘맛있는 라면’ 등의 독특한 제품명을 지으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기 시작하자 주위에서도 김정수 부회장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김정수 부회장은 2000년 삼양식품 영업본부장으로 정식 입사했고 결국 불닭볶음면이라는 글로벌 K-라면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 뜨거운 불닭 챌린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나아가다.

불닭볶음면이 국내에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갈 때 유튜브와 SNS에서 ‘불닭볶으면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파이어 누들 챌린지’ 영상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김정수 부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에 확신을 얻고 적극적인 수출을 추진했다.

2016년 본격적으로 불닭볶음면 수출이 진행되면서 수출 비중 8~10% 수준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2016년 수출 비중은 27% 수준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45%로 확대되면서 수출 비중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 중국을 시작으로 본격 해외 수출 시작

2019년 1월 삼양식품은 글로벌 공급망 관리 전문 유통 기업인 ‘유베이’와 중국 총판 계약을 맺고 중국 수출을 확대했다. 유베이는 해외 직구, 브랜드 마케팅 및 물류 창고 서비스 등을 담당하면서 삼양식품 라면 수출 범위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중국 온라인도 알리바바, 징동닷컴, 왕이카오라, 샤오홍슈 등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판매망을 확대했다. 그리고 일본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국가 다변화에 나섰다.

중국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대단했다. 2019년 삼양식품의 중국 수출액은 2018년 820억원대비 65% 증가한 1,250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 11월 11일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하루 만에 44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불닭 브랜드는 전체 수출액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닭이 다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중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불닭의 인기가 급증했다. 동남아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수출 규모가 큰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5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2018년 760억원으로 12배 이상 늘었고 2019년 850억원으로 성장했다. 2019년은 삼양식품 수출 비중이 50%를 넘기면서 내수 비중을 초과한 첫해로 불닭 브랜드 매출이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해이기도 하다.

▶ 잘나가던 삼양식품, 횡령이라니? 오너리스크 발생

2020년, 국내외 승승장구를 달리던 삼양식품에 커다란 오너리스크가 발생했다. 바로 김정수 부회장과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고 김정수 부회장은 집행유예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삼양식품 계열사로부터 식품 제조와 판매에 필요한 기자재를 납품 받아 물품 대금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지급을 받아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김정수 부회장은 2020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잘나가던 삼양식품, 횡령이라니? 오너리스크 발생

오너리스크 발생에도 불구하고 불닭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2020년 상반기 삼양식품 매출액은 3,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상승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어 나갔다.

경영 공백을 우려했던 것일까? 김정수 부회장은 법무부에 취업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횡령의 경우 법무부의 별도 취업 승인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법무부는 여러 사안을 고려해 취업 승인을 내주면서 김정수 부회장은 7개월 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불닭의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 30년 만에 밀양 신공장을 착공하면서 또 한 번의 매출 성장을 예고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투명한 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삼양식품은 2021년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사외이사는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삼양식품은 자산 규모를 기준 감사위원회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설치에 대한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외부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김정수 부회장이 삼양식품 ESG 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부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 사업구조 재정비, 라면 사업에 집중하다.

돌아온 김정수 부회장은 라면 사업의 해외 공략에 집중했다.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하면서 영업, 마케팅, 제품 개발 등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외식사업을 비롯한 우유를 생산하던 강원도 유가공 공장도 폐쇄하는 결단도 내렸다. 삼양식품은 실적 개선을 위해서 2010년 전인장 전 회장 주도로 ‘호면당’을 시작으로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을 인수하면서 외식사업에 뛰어 들었다.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성과를 보이는 듯했으나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리고 본업인 라면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자 선택과 집중을 위해 김정수 부회장은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고 라면 사업에 집중하면서 불닭의 해외 진출에 힘썼다.

▶ 불닭볶음면, 이제는 미국으로 갑니다!

2021년 8월 삼양식품은 미국 LA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알렸다. 중국도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2021년 10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지역은 아마존 입점을 통해서 북미지역 공식 스토어를 런칭하고 현지법인을 통해서 영업망 강화에 집중했다.

미국에서 불닭의 열풍도 대단했다. 미국의 유명 가수와 배우들이 틱톡을 비롯한 SNS를 통해서 불닭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불닭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 12월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구하기 위해서 30분을 운전해 근처 마트를 뒤져서 구했다는 후기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불닭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도 빠르게 상승했다. 2022년 미국 법인 매출액은 627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 1,60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56% 성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24년 상반기 매출 1,72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연간 매출을 반기 만에 초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2024년 2분기 미국법인 매출액은 977억원으로 중국법인 950억원을 초과하면서 미국법인이 최대 매출법인으로 떠오르게 된다.

▶ 불닭의 신화는 앞으로 계속된다.

삼양식품은 2023년 4월 인도네시아 지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동남아 지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늘어나는 불닭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2024년 3월 밀양공장에 제2공장 착공을 결정했다. 밀양 2공장은 2025년 상반기 내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연간 최대 5억 6,000개 라면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알려져 있다.

불닭 브랜드로 K-라면의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이 가능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삼양식품 연혁

• 삼양식품 사업 현황

삼양식품 사업 부문은 식품 제조 및 판매 부문과 용역 서비스, 축산 및 관광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2024년 상반기 기준 불닭 시리즈가 포함된 식품 제조 및 판매 부문의 면스낵 비중이 전체 매출의 92% 수준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냉동(만두류, 떡갈비류, 커틀릿류) 3%, 소스 및 조미소재 2.7%, 뉴트리션(백색우유, 원료, 가공우유, 기능성 식품) 비중 0.15%, 용역서비스 3.1%, 축산 및 관광 0.3%, 기타 0.4%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 부문별 매출 비중 현황

2024년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 내수 및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수출 비중 80%, 내수 비중 20%로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출 비중의 98%가 면스낵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은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4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 내수 및 수출 비중 현황

면스낵 부문의 대표 제품은 불닭 시리즈가 있다.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을 비롯해 2017년 12월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 2021년 6월 출시한 4가지치즈불닭볶음면, 2021년 10월에 출시한 로제불닭볶음면에 이어 2023년 5월에 출시한 불닭볶음탕면까지 불닭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출처: 삼양식품

또한 불닭 브랜드를 이용해 면류를 넘어 소스류, 스낵류, HMR까지 불닭 브랜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비롯해 짜짜로니, 맵탱 등 다양한 라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삼양식품

• 삼양식품 앞으로 성장 동력은?

▶ K-매운맛, 식을 줄 모르는 불닭의 인기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흥행하는 큰 요소 중 하나는 SNS 상에서 유행하는 ‘불닭 챌린지’다. 불닭 챌린지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직접 불닭 제품을 조제해서 먹는 영상이다. 불닭 챌린지의 시작은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2022년 ‘BTS’ 멤버 ‘지민’이 팬들과 소통하는 영상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챌린지 열풍이 시작됐다.

불닭 챌린지가 이어지자 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은 방송에서 직접 BTS 멤버 지민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고 2022년 4월에 열린 BTS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 삼양식품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2024년 3월에는 미국의 정상급 래퍼인 ‘카디 비(Cardi B)가 불닭볶음면 챌린지 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카디 비는 SNS 팔로워가 1억 7,000만명이 넘는 슈퍼 인플루언서로 영상 좋아요 230만개, 댓글이 15,000개 이상이 달렸고 조회수만 2,000만뷰 가까이 됐다. 특히, 불닭을 30분 동안 운전해서 구했다는 말에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불닭이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미국의 한 소녀가 생일 선물로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받고 감동하여 우는 영상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 영상의 조회사는 무려 6,000만뷰를 돌파했다. 삼양식품은 이 소녀의 집에 직접 찾아가 까르보 불닭볶음면 150박스를 증정하면서 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불닭이 큰 화제가 되자 2024년 5월 23일 용산구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기업인 행사에서 불닭볶음면 3종류가 등장했다. 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불닭볶음면 인기가 높아지자 마치 같은 제품인 것처럼 따라 만드는 해외 기업들도 나타났다. 일본의 식품 대기업은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치즈 불닭볶음면 등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동일한 형태로 따라서 만들어 출시했는데 제품 이름을 한국어로 표기하며 마치 삼양식품에서 내놓은 제품인 것처럼 선보였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가 글로벌에서 얼마나 큰 인기를 얻고 있는지 다시금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사례다.

일본기업에서 출시한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

불닭의 챌린지와 복제품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이 인기의 추세는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변화해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 K-라면, 수출국가 다변화

K-라면을 포함한 K-푸드는 현재 글로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콘텐츠가 시작으로 한류열풍이 강하게 불면서 K-라면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는 불닭 챌린지를 포함해 K-라면 수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23년 국내 라면 수출액은 국내에 라면이 출시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K-라면 연간 수출 현황

(단위: 억원)

K-라면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 2023년 면스낵 부문 수출 매출액은 약 8,000억원 수준이다. K-라면 2023년 수출 금액이 1조 2,700억원 수준으로 삼양식품의 수출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삼양식품 수출 매출액 역시 연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삼양식품 분기 및 연도별 면스낵 부문 내수 및 수출 현황

(단위: 억원)

삼양식품 수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2017년으로 K-라면 수출이 증가하던 시기와 동일하다. 2019년을 기점으로 수출 비중이 내수 비중을 초과했으며 2023년에는 수출 비중 71%까지 증가했다.

삼양식품 수출 성장세는 2024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 들어서 수출 비중이 80%를 돌파했고 국가별 다변화까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삼양식품 해외 국가별 매출 현황

(단위: 억원)

미국의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띈다. 미국은 2022년 매출액 627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 1,608억원을 기록하면서 156% 성장했다. 2024년에는 상반기 만에 2023년 연간 매출을 초과한 1,727억원을 기록하면서 해외 지역 매출 비중 1위였던 중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2024년 2분기 매출로만 보면 미국이 977억원으로 중국 950억원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오프라인 채널까지 입점을 가속화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유럽 지역으로 국가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4년 8월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현지 직원 채용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수출입 관문으로 통하며 현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유럽 시장 공략에 유리한 국가로 판단했다.

최근에는 덴마크 수의식품청에서 불닭볶음면이 너무 맵다는 이유로 리콜 조치를 내렸는데 삼양식품의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리콜 철회가 된 사건도 있다. 삼양식품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사건을 마케팅 요소로 이용해 리콜 철회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 불닭볶음면 테마로 여객선을 띄워 현지 인플루언서 및 일반 소비자 120여명을 초청해 ‘불닭 스파이시 페리 파티’를 개최했는데 사전 온라인 참가 모집에 3,000명 이상이 몰렸고 불닭 SNS 계정의 티저 영상을 보고 지역 언론들의 취재 요청까지 쇄도하면서 불닭의 인기를 실감하는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유럽 외에도 중동과 아프리카 매출까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인 불닭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라면 시장 규모

(단위: 억달러)

글로벌 리서치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라면 시장 규모는 2022년 433억달러(한화 약 57조 8,000억원) 수준에서 2026년 527억달러(한화 약 70조 3,8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간편식으로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영양이 더해지고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글로벌 라면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삼양식품의 불닭을 포함한 K-라면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 밀양 제2공장 증설로 인한 매출 체력 확대 기대감

삼양식품은 지난 2022년 30년 만에 밀양 1공장을 완공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밀양 2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년 만에 2공장 착공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해외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증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양식품 밀양 1공장 &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 착공식

출처: 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의 밀양 2공장에 당초 1,643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정해졌으나 생산 라인을 확대하면서 1,838억원으로 투자 비용을 확대했다. 밀양 2공장은 연면적 3만 4,576m2으로 지상 3층과 지하 1층 규모에 달한다. 그리고 6개 생산라인을 갖춘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다.

밀양 2공장 완공이 되면 삼양식품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기존 원주와 익산 공장이 12억개, 밀양 1공장이 6억개, 밀양 2공장이 6억 9,000개 라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양 2공장은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2025년 한 번 더 삼양식품 매출 체력 확대를 기대해 본다.

• 주주 현황

2024년 2분기 기준 삼양식품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지분 34.9%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최대주주는 김정수 부회장으로 31.9%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삼양식품 최대주주는 김정수 부회장으로 볼 수 있다. 김정수 부회장은 개별 지분으로 삼양식품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이 3.1%, 삼양이건장학재단 1.6%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4.98%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5% 이상 주주에는 국민연금공단이 있으며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없어 삼양식품 오너의 경영권에 대해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김정수 부회장 아들인 1994년생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가 헬스케어 BU장을 맡아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승계 및 지분 구조에 변화를 미칠 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우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24.2%로 김정수 부회장에 이어 2대주주로 있으며, 삼양식품 지분 0.59%를 보유하고 있다.

• 손익 현황

▶ 수출 확대에 따른 수출 비용 증가

삼양식품은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수출과 관련된 비용도 증가 추세에 있다. 2024년 2분기 기준 삼양식품 판매비와 관리비 중에서 수출제비 및 운반비 비중이 41%에 달한다. 작년 동기 193억원 대비 116% 증가한 41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판매비와 관리비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 삼양식품은 경쟁사 농심이나 다른 식품회사와 달리 해외 현지 공장이 없고 100%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수출 매출이 늘어남과 동시에 수출 비용도 같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불닭의 흥행에 따라 광고선전비도 증가 추세에 있다. 2024년 2분기 기준 광고선전비는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34억원 대비 280% 증가했다. 광고선전비가 본격적으로 상승했던 것은 2023년 3분기부터인데 광고의 효과인지 2023년 4분기부터 미국지역 매출이 700억원을 돌파하며 급증하기 시작했다.

삼양식품 분기별 판매비와 관리비 현황

(단위: 백만원)

▶ 판관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GPM은 매 분기 상승

수출 및 광고 비용이 증가하지만 삼양식품 GPM(매출총이익률)은 매 분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용 투입 대비 수출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와 환율 상승에 대한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2022년 28% 수준의 GPM을 기록했는데 2023년 35%, 2024년 2분기 45%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 분기별 GPM 및 판관비율 현황

(단위: 백만원)

미국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유럽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환율은 2024년 2분기 시점을 피크로 하락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삼양식품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익현황

• 재무 현황

▶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로 차입금 증가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수출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서 투자를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2021년 밀양 1공장 설립을 위해서 CAPEX 1,415억원을 사용한 데 이어 2024년 밀양 2공장 착공을 결정했다. 총투자 비용은 1,838억원이다.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2024년 2분기 순현금은 -1,115억원이며 차입금은 5,165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2024년 4월 무보증사채 1,000억원 발행해 전액 채무 상환 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2024년 8월 네덜란드 신규 법인 설립을 비롯해 밀양 2공장 준공까지 결정한 상황에서 차입금 증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불닭의 흥행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증가 추세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불닭 시리즈가 해외에서 히트를 치면서 매 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2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27억원으로 분기 1,000억원을 앞두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288% 증가한 수치다.

재고자산 역시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 2024년 2분기 재고자산은 1,207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국가 다변화 및 수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재고자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재고자산은 345억원 수준이었으나 2021년 448억원, 2022년 1,103억원, 2023년 1,422억원으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고 품목도 제품과 원재료 모두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다만 투자가 계속 진행되는 만큼 재무 상황 역시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재무 현황

(단위: 십억원)

• 식족평천(食足平天)의 정신

식족평천은 ‘먹는 게 족하면 천하가 태평하다’는 삼양식품의 창립 이념으로 삼양식품 창업자인 전중윤 명예회장이 직접 만들었다. 김정수 부회장 역시 삼양식품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식족평천을 강조하면서 기업 이념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 사명

출처: 삼양식품 홈페이지

삼양식품은 사명에서부터 기업 이념을 담고 있다. 삼양의 '삼(三)'은 우주의 근원인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하는 천·지·인(天·地·人)을 뜻한다. '양(養)'은 기른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사명이 바로 ‘삼양’이다.

꿀꿀이 죽이 발단이 되어 국민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만들고자 했던 삼양식품은 어느새 60년이 넘는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불닭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K-라면의 대표 브랜드로 성공 신화를 이어 가길 바라본다.

Reference

- '라면의 아버지' 삼양식품 전중윤 창업주, 머니에스
- '라면 신화' 전중윤 회장에서 '불닭볶음면 혁명' 김정수 부회장 '바톤터치', 청년일보
- ‘불닭볶음면 창시자’ 김정수 부회장, 어떻게 삼양식품의 구원투수가 됐나, 스포츠서울
-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비지니스포스트
- 삼양식품, 30년만에 새 공장 가동..."밀양공장으로 증가하는 해외 수요 대응할 것", 퍼블릭뉴스
- 삼양식품, ‘밀양2공장’ 착공...글로벌 식품기업 ‘도약’, 이지경제
- "불닭 대놓고 베꼈네" 자존심도 버린 日라면 원조 '닛신', 이데일리
- 도서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삼양식품 IR자료
- 삼양식품 홈페이지